맥주제조사들은 회사 규모에 따라 소규모맥주제조면허나 일반맥주제조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발포주와 하드셀처 등은 맥주와 다른 주종으로 분류되는 만큼 기타주류제조면허 등이 필요하다.
제주맥주는 2019년 과일 퓌레가 들어간 ‘제주슬라이스’ 맥주를 생산하기에 앞서 기타주류면허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음료류 영업등록을 통해 알코올도수 1% 미만인 무알코올 음료 ‘제주누보’도 출시했다.
또 다른 수제맥주 제조사 카브루는 하이볼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달 초 하이볼 브랜드인 이지 하이볼을 론칭하고 캔으로 된 ‘이지 블루하와이 하이볼’을 출시했다.
이달 말께 이지 하이볼의 두 번째 제품인 ‘이지 피나콜라다 하이볼’도 내놓을 예정이다. 맥주제조면허만으로는 하이볼 제품을 생산할 수 없는 만큼 기타주류제조면허를 취득했다.
문제는 이런 제품들이 수제맥주 고유의 다양한 맛과 향을 강조하기보다는 색다른 브랜드나 화려한 디자인에만 몰두했다는 점이다. 비슷한 맛의 디자인만 다른 제품이 우후죽순처럼 출시되면서 캔 수제맥주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감이 커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곰표맥주가 워낙 인기를 끌다 보니 제2, 제3의 곰표맥주를 내놓기 위해 편의점 등 유통업체에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캔 맥주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많았다”며 “너무 많은 제품이 난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영향으로 국내 최초의 수제맥주 제조 상장사인 제주맥주는 매년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2020년 44억원이던 영업손실이 2021년 72억원, 지난해에는 116억원으로 확대됐다.
카브루의 영업손실도 2020년 4억원에서 2021년 11억원으로 늘어났다. 곰표맥주로 흥행몰이를 한 세븐브로이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가량 감소한 56억원에 머물렀다.
수제맥주업체들은 맥주 외에 다양한 주종의 제품을 통해 시장 흐름에 대응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수제맥주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행하는 다양한 맛의 믹솔로지(여러 술과 음료를 섞는 것) 제품으로 라인업을 넓혀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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